미디어/TV 프로그램 리뷰

풍문으로들었소와 압구정백야 코미디로 보는 대한민국 시청자의 질

cultpd 2015. 3. 25. 00:08

풍문으로 들었소

시청률이 야금 야금 오르고 있다.

심지어 10퍼센트가 넘기까지 했다.


사실 어려운 드라마라서 대한민국에서는 아직 안어울릴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높은 시청률이 나왔다는건 대한민국 시청자들이 많이 고급스러워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내용이 어려운건 아니고 형식이나 편집이 워낙 현 트렌드와 다르게 블랙코미디에다 호흡이 길다는 것.






밀회에 나왔던 조연들이 많이 출연하는데 이들의 파티와 경보발령도 폭소를 터뜨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단지 황당한 코미디가 아니라 제왕적 권력을 누리며 부와 혈통의 세습을 꿈꾸는 상류층을 풍자한 것이라 상당히 고급스럽고 연극적이며 함축적이다.




서봄의 집안 족보를 조작하려는 모습과 또 서봄을 테스트하는 과정에서 보여주는 가진자의 정신상태, 즉 기득권으로서 가져야할 사상과 철학이 마치 봉건주의 시대의 영주와 농노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조선시대 양반과 평민의 생활을 보는 듯하다.

거기서 오는 해학과 코미디는 박장대소의 코미디보다는 웃으면서도 뭔가 여운이 남는, 그러니까 시대를 비꼬고 현실을 고발하는 그런 코미디인 것이다.

방송 내용 중 전당의 이름표에 서봄이 낳은 아들은 올라갔지만 서봄은 올라가지 않았다. 아직 서봄을 공개할 수가 없고 인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뭔가 내세울 것이 있어야 가족으로 인정해준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니 사실 풍문으로 들었소는 그다지 편한 코미디가 아니다. 그럼에도 시청률 10%!



반면 압구정백야의 경우는 천하의 임성한 작가로 아무리 막장으로 가고 전개가 과도해도 시청률 14%!

그러니까 대한민국에 최적화된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임성한 작가와 실제 가족관계인 백옥담의 진격은 실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백옥담이 시어른들의 바람대로 임신에 성공했고 산부인과에 가서 확인하니 네쌍둥이란다.

네쌍둥이의 이름은 다희 진희 정희 성희로 지었는데 앞글자만 따면 '다진정성'이다. 임성한 작가가 놀라운 것은 시청률이 안나오면 바로 설정을 바꾸거나 출연자를 죽이거나 극단적인 처방을 한다. 그러면 또 시청률이 올라간다. 



어쩌면 풍문으로 들었소와 압구정백야는 참 닮았다. 두 드라마 공히 참 웃기는 코미디다.

하나는 현실의 부조화로 웃기는 코미디고 하나는 설정의 부조화로 웃기는 코미디다.

사진= mbc 압구정 백야, sbs 풍문으로 들었소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