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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현충일 이보영 추념식 기념사 끊고 서프라이즈, 류현진 방송

cultpd 2017. 6. 6. 13:16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맞는 현충일.

현충일 추념식도 예전 같지 않게 의미가 깊어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호를 지킨 것은 독립운동가의 신념이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이전 박근혜 정부가     부정하던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다시 찾아왔다.



특히 인기 배우 이보영이 등장하여 시낭송을 했다.

그냥 배우가 시를 읽었을 뿐인데 더욱 감동적인 것은 이보영이 종영한 드라마 '귓속말'에서 분했던 신영주의 모습과 오버랩되었기 때문이다.


거의 외워서 낭독하며 보내는 눈빛은 진심이 느껴져서 더욱 감동적이었다.




이보영이 귓속말에서 맡았던 역할은 팟캐스트에서 권력의 비리를 캐던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을 벗기려 노력하는 경찰이었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현실을 잘 반영한 고통을 주었고 이보영의 아픔은 현충일과 맞닿아 있었다.


왜냐하면 현충일은 우리나라를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분들을 애도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꼭 전쟁에 참가하고 독립을 위해 싸워야 호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귓속말이 SBS 드라마여서 그랬을까?

MBC가 갑자기 현충일 추념식 방송을 끊어 버리고 서프라이즈 방송을 편성했다.

시청률을 위한 전략이라고 보기에는 상식적으로 이해가지 않는 파렴치한 결정이었다.

서프라이즈 엘비스 프레슬리.

프로그램 제목처럼 서프라이즈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류현진 야구 중계로 이어 최고의 시청률과 수익을 담보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네이버도 구글도 모두 현충일을 기념하고 있는데 MBC만 다른 길을 가는 것인가?



특히 구글코리아의 검은 리본은 참 의미 있어 보인다.

일베 사이트를 검색 상위에서 모두 빼버린 위엄이 이어질까?

다른 나라 검색 사이트임에도 불구하고 로컬화가 매우 공감간다.


MBC는 과거에도 현충일 기념식을 끊은 적이 있었고 또 현충일 특집 방송보다는 자사 드라마 몰아보기, 드라마 요약본으로 홍보하기, 월드컵에만 치중 등 많은 논란이 있었다.

그런데 그러한 시도가 매우 짭짤했던 모양이다.


사실 현충일은 진보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보다 옛 것을 지키고 보존하려는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더 공감하는 날이며 경험이 없는 젊은 세대보다는 많은 경험을 한 어르신들이 뜻 깊게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런데 MBC가 현충일 기념식을 끊어 버리니 "MBC만 정확한 보도를 한다"라고 생각했던 가짜 뉴스에 취한 극우 어르신들에게 큰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MBC는 공영방송은 커녕 보수 채널도 안 되는 것이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KBS/MBC 사장과 이사진 거취’에 대해 조사한 결과 67%의 응답자가 ‘공영방송 위상회복을 위해 퇴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보영 추모시 '넋은 별이 되고'의 전문이다. 




'넋은 별이 되고'


모른 척 돌아서 가면 

가시밭길 걷지 않아도 되었으련만 

당신은 어찌하여 

푸른 목숨 잘라내는 

그 길을 택하셨습니까 


시린 새벽 공기 가르며 

무사귀환을 빌었던 

주름 깊은 어머니의 아들이었는데 

바람 소리에도 행여 님일까 


문지방 황급히 넘던 

눈물 많은 아내의 남편이었는데 

기억하지 못 할 얼굴 

어린 자식 가슴에 새기고 

홀연히 떠나버린 아들의 아버지였는데 

무슨 일로 당신은 소식이 없으십니까 


작은 몸짓에도 

흔들리는 조국의 운명 앞에 

꺼져가는 마지막 불씨를 지피려 

뜨거운 피 쏟으며 지켜낸 이 땅엔 

당신의 아들딸들이 

주인이 되어 살고 있습니다 


그 무엇으로 바꿀 수 있었으리오 

주저 없이 조국에 태워버린 

당신의 영혼들이 거름이 되어 

지금 

화려한 꽃으로 피어났습니다 


힘차게 펄럭이는 태극기 

파도처럼 높았던 함성 

가만히 눈 감아도 보이고 

귀 막아도 천둥처럼 들려옵니다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간 

수많은 푸르른 넋 

잠들지 못한 당신의 정신은 남아 

자손들의 가슴 속에 숨을 쉬고 

차가운 혈관을 두드려 깨웁니다 


이제 보이십니까 

피맺힌 절규로 지켜낸 조국은 

비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고난에도 흔들리지 않는 

초석이 되었습니다 


스스로 몸을 태워 

어둠을 사르는 촛불같이 

목숨 녹여 이룩한 이 나라 

당신의 넋은 언제나 

망망대해에서 뱃길을 열어주는 

등대로 우뚝 서 계십니다 


세월이 흘러가면 

잊혀지는 일 많다 하지만 

당신이 걸어가신 그 길은 

우리들 가슴 속에 별이 되어 

영원히 빛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