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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지는 왜 힐링캠프에 나가지 못하고 해피투게더에 나가야만했나

cultpd 2014. 10. 10. 06:08

예전 서태지는 대통령이었고 우상이었고 리더였으며 세터였다.

무언가를 만들고 앞서가고 끌고가고 기존의 모든 억압과 규정을 깨뜨리는 재미와

신비감의 원천이었다.


그런데 막상 해피투게더 야간매점에서 문화대통령을 만나고 보니

아직 젊어보이지만 늙게 느껴지고

순수하게 말하지만 때묻은 것 처럼 느껴지는

아주 해피하지 않은 해피투게더였다.


물론 사람이 늙으면 늙은만큼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천하의 서태지라고 하기엔 수가 읽히는 세팅과

출연한 이유가 환히 들여다보이는 아쉬움이 컸다.



결국 서태지가 방송 출연한 이유는 두가지였다.


하나는 이지아가 힐링캠프에 나온 것에 대한 반론의 장이고

또 하나는 신곡 발표 홍보다.


이것이 일단 못마땅하다.

어린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서태지라는 사람은 이런 평범한 수를 평범한 문법으로 푸는 사람이 아니었다.






여행한 사진을 굳이 보여주는 이유는 집안에 부인을 감금하고

속박하는 것이 아니라는 증거로 보였다.

핵심은 이게 아닌데 아직도 장기판의 세를 읽지 못하고 

차가 죽었다는 사실만 억울하다.


억울할 필요 뭐 있나?

그냥 서태지처럼 살면 되는거지.


굳이 이렇게 나와서 이은성이며 이지아를 이야기해야하나?

옛날의 서태지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구구절절하다.


그러면 왜 서태지는 힐링캠프에 나가지 않고 해피투게더에 나가야만 했나?

제대로 반격하고 논란을 잠재우고 오해를 풀고 억울함을 해소하려면

당연히 힐링캠프에 나가야했다.





일단 힐링캠프에는 유재석이 없다.

김제동이 있지만 사실 김제동과 유재석은 스탠스 자체가 다르다.

김제동은 따뜻한 것 같지만 냉철하고 부드러운 것 같지만 강렬하다.

그에 반해 유재석은 냉철해야할 때 웃음으로, 강렬해야할 때 개그로

좋게 말하면 따뜻한 분위기로 게스트를 보호하고

나쁘게 말하면 독한 취재나 솔직한 인터뷰를 끄집어 내기 힘든 사람이다.


그러니 이슈를 파헤치는 것이 아닌 야식이나 해먹는 해피투게더와

자신을 보호해줄 유재석을 선택한 것이다.




마찬가지 이유일까?

본인이 강하게 얘기하든지 아니면 조용히 무시하든지 할 것이지

서태지 컴퍼니의 보도자료로 부부의 일을 찌질하게 변명한 것,

이것이 서태지 인생의 가장 큰 실수였다.



사진출처 = 서태지 컴퍼니 



이 반격에 실망했던 것은 나 뿐이었을까?


16살 때 만났지만 결혼이나 동거를 한 것은 아니다?

그게 중요한가?

이런 식으로 저급하게 나오려면 16살 이지아와 어디까지 갔는가를

밝히는게 맞는거 아닌가?

동거를 안했으면 문제가 없는건가?


마찬가지 이유로

2번 문항도

여행도 다니고 쇼핑, 외식도 했다???

이지아가 쇼핑하고 외식을 하면서도 늘 단절된 감정을 느끼고

자유롭지 못했다면 ???

충분히 그럴 수 있는거 아닌가?

본인이“사랑은 다람쥐도 알면 안 되는 비밀스러운 것”이라고 느낄 수 있는 것 아닌가?



실제로 서태지의 현재 부인 이은성도 한창 때 시집을 가서

현재 외부와 거의 접촉이 없는건 어떻게 봐야할까?

이은성이 자유롭고 행복하다고 말하면 그 뿐인가?





무슨 말도 안되는 신파를 하고 있나?



서태지면 서태지답게 신비한 대통령 역을 하든

아니면 2014년 트렌드에 맞게 완전히 진솔하고 인간적인 서태지로 바뀌어서 나왔어야한다.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옛날처럼 방송 출연을 하지 말아야지.


세개중 아무 것도 아닌,

게다가 김종서랑 유재석, 조세호도 김신영도

그냥 대통령 모시듯 어려워하고

해피투게더 같은 프로그램에 나온걸 감사하고


참 보기 힘든 구성이고 연출이었다.


진정 서태지다운 연출이 필요했는데 

그냥 겉할기로 누구나 아는 얘기를 하고 휴대폰으로 신곡 들려주고

또 다른 곡은 심지어 이어폰으로 비밀리에 유재석과 박미선만 듣고


참....!!!

뭐지?

지금 2014년인데...


한선교, 정은아의 좋은 아침 같은 분위기...





서태지 이은성 부부는 버뮤다 뮤직비디오를 찍을 때 만났다.

그렇지 좋은 아침이나 여유 만만이네.






반올림에 등장한 아이 이은성.

서태지 팬이 아니었다는 얘기.





이날 해피 투게더에서 가장 재밌었던 장면은

이 장면이다.


하늘 색 옷을 입은 저 여자아이.

고아라 ㅋㅋㅋㅋ






아쉽기 짝이 없는 방송이었다.

돌아오더라도 콘셉트나 전략을 명확하게 짜고 왔어야한다.


무찌를건지, 아니면 희생할건지, 용서할건지,

음원 1위를 할건지...


명확한 목표,

원래 서태지의 최고 장점은 훌륭한 마케터적 측면이었다.

하지만 2014년에는 어울리지 않았다.



갑자기 정우성 생각이 난다.

2014년형 남자의 모습을 보여준...



이지아와의 파리 여행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고

상당히 곤혹스러웠던 때...

이지아와 서태지와의 관계를 알게되고 그는 닭 좇던 개처럼 찌질한 상황이 되었다.

헌데 무릎팍 도사에 이지아를 위해 출연했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자신을 보호하고 변호하기 위해 출연한 것이 아니라


이지아를 보호하고 변호하기 위해 나왔고

그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그의 모습은 사랑스럽고 멋있어 보였다.


 


사진출처 = KBS 해피투게더,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 반올림, SBS 힐링캠프 방송 캡처  




서태지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자신만을 보호하고 변호하려 했다.

그리고 해피투게더에서도 자신을 위한 세팅과

마케팅을 펼쳤다.


좀더 과감하고 좀더 솔직한

그런 서태지가 

2014년형 서태지가 보고싶다.


그리웠다, 태지.

이제 정신 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