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독한 영화 리뷰

영화 만남의 집, 넷플릭스 시대에 불가능한 영화를 만나다

cultpd 2025. 11. 16. 02:55

 

요즘 영화를 볼 때 집중을 못한다. 아니 할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게임을 하면서 딴짓을 하면서 영화나 드라마를 본다.

집중이 안 되는 시대에 실로 오랜만에 집중하여 본 영화가 '만남의 집'이다.

피가 터지고 폭력과 성적인 내용이 아니면 잠깐도 용서 못하는 이 시대에 이렇게까지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 영화가 또 있을까?

차정윤 감독의 고집에 박수와 사랑을 보낸다.

 

 

신발에 뭐가 들어가서 터는 모습이 넷플릭스 시대에 가능한 것인가?

번호가 같은 버스가 교차하면 기사끼리 손 인사를 한다는 것을 귀기울일 수 있는 시대인가?

애정 어린 시선으로 술 마신 고딩에게 "니가 하는 모든 선택들이 모여서 니가 돼"라고 조용히 말을 건네는 것이 가능한 디테일인가?

 

사진 = 영화 만남의 집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아서 아주 작은 일에도 귀 기울이고 시선을 잡아놓는 긴장감.

영화가 끝날 때까지 나는 눈과 귀를 뗄 수가 없었다.

바보 상자에 이미 바보가 된 넷플릭스 키즈들에게 이런 긴장, 이런 조심스러움, 이런 일상적 표현 수법도 있다는 것을 제시할 수 있는 수작이었다.